남자는 소모품이다 - 무라카미 류, 친구미디어, 98년 3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20대에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한
소설가겸 영화감독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집입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일본 문학 코너를 살펴보던중 자극적인 타이틀에
관심이가서 뽑아들고 말았습니다.
논란이 많을듯한 제목처럼 내용또한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글을 보시면 여자분이든, 남자분이든 간에 분명 분개할만한
내용이 한가득 하기도 합니다. ^^
간단히 소제목들을 몇가지 올려보자면
'외모, 출생, 가정환경, 팔짜 - 그 모두가 재능의 일부'
'유부녀는 싫다'
'여자는 여러 남자와 섹스할 의무가 없으니 부럽다'
'미인은 사흘보면 질린다, 는 말은 추녀들의 자살을 막기 위한 거짓말이다'
'여자들은 일제히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쓸만한 남자가 없다는 것을'
"못생긴 여자는 싫다. 여자는 무조건 이뻐야 한다"라는게 요지라 할수도 있겠군요.
글에서 수많은 인물들에 대해 바보네 쓰레기네하며 직접적으로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제도에 저항하고 깨뜨리려는 이가 매력적인 사람이라하고, 상실한 부권(夫權)으로 인해
일본 남자들은 약해져버렸다고 합니다.
무라카미 류의 모순된 생각도 많이 느꼈네요.
기회되시면 읽어보시길..
다만 이해 되는건..
화성에 가도, 동반 자살을 하는 도중에도 애매모호하지 않은 남녀 관계란 없다.
"별거를 한다, 안 한다하며 싸우는 동안에 뭔지 모르게 저 사람을 전부 알아 버린 기분이에요. 볼걸 다 봤다는 기분이랄까, 하여튼 전 그래서 마음이 식어 버렸죠. 꿈에서 깬 것처럼요. 덕분에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 이런 얘기도 그녀는 했다.
그리고는 남녀 관계란 조금 애매모호하고 알 수 없는 게 있는 편이 나은 것 같아요, 라고 덧붙였다.
'전부 알아 버렸다.'는 것은 대체 뭘 말하는 걸까.
문학적으로, 심리적으로 말하면 인간이란 무엇보다 우선 스스로를 잘 모르는 법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을 통해서나 가능한 일이다.
원래 어떤 사람을 '전부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말은 아마도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통일되어 있는 인격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람이 어떤 다른 부분을 드러낸다는 것은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다.
그 남편은 어쩌다가 '또 다른 자신'을 드러내고 만 것일까.
아마도 그는 '가정에서의 자신'을 유지하기에 지쳐버린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치게 만든 것은 그의 아내일 것이다.
그의 아내는 그를 지치게 만들것을 선택했다.
지치게 만들어도 '언제나 변함 없는 남편'의 모습을 유지하며 사랑을 증명해 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는 남편을 지치게 만들어 '다른 면'을 드러내게 해서 그를 싫어하게 되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쪽이었든 그것은 일종의 심리적 방어 본능에 속한다.
- 무라카미 류, '남자는 소모품이다', [친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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